'시우시(时雨时)는 적시에 내리는 비를 만나는 순간을 의미해요. 카페시우시가 적시에 내리는 비처럼 반가운 곳이길 우연히 만나도 편안히 쉬어갈 수 있기를'... 그래 카페시우시는 바로 이런 곳이다.
카페시우시에 들리기 전, 1박 2일의 일정으로 창녕 우포늪 생태여행을 떠났다.
1일차에는 우포늪 주변을 여행했고, 2일차에는 대구 두류공원과 칠곡 왜관에 있는 '라온가비'에 들렸다.
'경남 창녕에서 집이 있는 의정부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아, '중간중간 쉬어가야지'하는 생각에 대구와 왜관에 들렸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충복 옥천에 들려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 장거리 운전으로 조금은 피곤했는데... 적시에 내리는 비처럼 반가운, 우연히 만나도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그런 곳, 바로... '카페시우시'에 도착했다.
카페시우시에 들어서니, 귀여운 댕댕이가 반갑게 맞아준다.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었는데, 내 답례가 부족했나 보다. 한번 "멍멍"하고 짖더니 곧바로 새침한 표정을 짓는다.
"주니가 원래 쿨해요"라고 알려주는 카페시우시의 안유진 대표. 사진 속 주니는 네 살 된 말티푸다. 6월(June)에 입양을 해서 이름을 '주니'라고 지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침한데, 친해지면 그렇게 재롱을 피운다고 하는 주니. 나를 단골손님으로 착각했었나보다. "주니야 반가워,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야~"
3월 16일, 오늘은 유난히 날씨가 화창하다. 입고 있던 겉옷을 하나 둘 벗어도 전혀 춥지가 않다. 심지어 운전할 때 에어컨을 켜기도 했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체감온도가 높은 3월의 오후, 음료는 시원한 '딸기스무디'를 주문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카페시우시의 실내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하얀 벽, 다양한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 거울 등이 보이는데, 제 각각 다른 모양의 가구와 소품들이 놓여있지만 모두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리가 환하게 보이는 창문으로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음악이 들려오는 카페시우시...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주는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원한 딸기스무디 한 잔이 때 이른 더위를 싹 날려버리게 해 준다.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니 그야말로 살 것 같다. 더위에 외출나갔던 정신이 돌아온 느낌이다.
'새침' 플러스 '귀여'운 주니의 모습을 촬영하고 싶어, 안 대표께 '주니랑 함께 사진촬영'이 가능한지 여쭤봤더니 흔쾌히 승낙해주신다.
10개월 전에 카페를 오픈했다는 안 대표는 "카페 오픈 전에는 서울에서 패션 관련 회사에 다녔어요. 옥천에는 부모님이 계셔서 오게 되었는데, 부모님은 10년 전에 이곳 옥천에 귀촌하셨어요"라며, "카페를 운영하면서 반려견 주니와 항상 함께 있을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한다.
옥천의 반려동물 문화, 옥천이 초행길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애견동반이 가능한 카페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반려견과 함께 카페에 오는 반려인들도 여럿 계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옥천에는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 많지는 않다.
안 대표는 옥천을 소개하며 '살어리랏다', '생선국수', '보청천벚꽃길' 등을 설명해줬다.
"이곳 청산면은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에 나오는 그 고장이랍니다"
"TV에도 방송이 됐는데, 옆에 있는 식당에서 생선국수를 드셔보세요. 생선국수가 맛있어요. 멀리서도 생선국수를 맛보러 일부러 사람들이 온답니다"
"보청천벚꽃길을 반려견과 산책하면 좋아요. 벚꽃이 피면 정말 아름다워요"
안 대표의 맛스런 설명 덕분에, '살어리랏다', '생선국수', '보청천벚꽃길'이 머릿속 메모리에 바로 저장이 된다... '살어리랏다' 정보에 감사, 생선국수는 점심을 먹고 온 터라 다음에 먹기로 하고, 보청천벚꽃길은 벚꽃이 피면 정말 다시 와봐야겠다.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말하는 나!, 고속도로를 타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면 옥천의 이런 풍경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여행길에 우연히 들린 곳 카페시우시, 이곳에서 시원한 음료수 한 잔에 더위도 식히고, 귀여운 주니도 만나고, 또 이렇게 안 대표로부터 옥천에 대한 소개도 한아름 얻었다.
'적시에 내리는 비처럼 반가운 곳이길 우연히 만나도 편안히 쉬어갈 수 있기를'... 그 말처럼 오늘 이곳에서 시우시(时雨时)를 만나 편히 쉬었다 간다. 벚꽃 필 무렵에 꼭 보청천벚꽃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